우리는 때때로 세상에서 악인들이 승승장구하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을 원망할 때가 있습니다.
“왜 저런 악인들을 그냥 놔두시는걸까”, “왜 하나님은 침묵하신 것일까?”하는 의문을 갖기도 합니다.
성경에도 이런 하소연을 하나님께 하는 구절들이 있습니다.
(시편 73:2-5)
"나는 거의 넘어질 뻔하였고 나의 걸음이 미끄러질 뻔하였으니, 이는 내가 악인의 형통함을 보고 오만한 자를 질투하였음이로다.
그들은 죽을 때에도 고통이 없고 그 힘이 강건하며 사람들이 당하는 고난이 그들에게는 없고 사람들이 당하는 재앙도 그들에게는 없나니"
(하박국 1:3-4)
“어찌하여 나로 하여금 죄악을 보게 하시며 패역을 눈으로 보게 하시나이까? 겁탈과 강포가 내 앞에 있고 변론과 분쟁이 일어나나이다.
이러므로 율법이 해이하고 공의가 전혀 시행되지 못하오니 악인이 의인을 애워싸므로 공의가 굽게 행하여지나이다.”
우리는 세상에 악이 너무나 만연하다는 것을 한탄합니다.
때때로 그 악을 저지르는 사람들을 정죄하고 하나님의 심판이 그 사람들에게 속히 임하기를 소원합니다.
이런 소리도 듣습니다.
“하나님은 왜 번개를 아끼시는지 몰라. 저런 놈들에게 한번씩 사용하시면 좋을텐데 말이야.”
그런데 최근에 읽은 책이 있습니다.
그것은 한국 로고스교회 담임이신 김기현 목사님이 아들과의 대화를 책으로 낸 [그런 하나님을 어떻게 믿어요?]라는 책입니다.
그 책은 고등학교에 다니는 김기현 목사님의 아들이 아버지에게 질문하는 것들에 대해 목사인 아버지가 대답하는 형식의 책이었습니다.
그 질문 중에 “왜 하나님은 악인들을 그냥 내버려둬서 세상이 악이 만연하게 놔두시는가?” 하는 질문이 있었습니다.
“왜 악에 대해 하나님은 침묵하고 계신가”하는 질문이었습니다.
이 질문에 대해 김기현 목사님의 대답은 몇 가지가 있었는데 그 중에 “사랑하기 때문에”라는 대답이 있었습니다.
그 대답은 다음과 같습니다.
- - - - - - - - - - - - - -
웬 뚱딴지같은 소리냐고?
요한일서 4장 8절의 말씀대로, 하나님께서는 사랑이셔. (“사랑하지 아니하는 자는 하나님을 알지 못하나니 이는 하나님은 사랑이심이라”)
하나님의 사랑은 지독하다고 할 정도여서, 우리 인간의 수준과 이성으로 가늠하자면 거의 사랑에 미친 것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야.
하나님께서는 악인들을 사랑하신다 !
아빠는 한때 너무 황망해서 말이 안나오더라. 아무리 사랑할 존재가 없어도 그렇지, 악인을 사랑하신다니?
거의 패닉이었지. 이건 아니다 싶더라.
단단히 혼내 줘야지, 그러시면 안 되잖아?
영원히 지옥 구덩이에 처넣어야지. 그래도 시원찮을 판에 그들을 사랑하신다는 것은 너무 심하다 생각했었어.
하지만 곰곰히 생각해보니 그것이 큰 은혜더라.
로마서 5장 8절 말씀 처럼 (“우리가 아직 죄인 되었을 때에 그리스도께서 우리를 위하여 죽으심으로 하나님께서 우리에 대한 자기의 사랑을 확증하셨느니라”), 다름아닌 아빠가, 그 누구도 아닌 내가 하나님의 원수잖아. 원수이고 말고.
내가 하나님의 아들을 십자가에 못박은 장본인이니까 말이야.
그런 나를 하나님이 거저 용서해 주셨지.
우리는 하나님께서 당신의 원수인 우리를 사랑하시는 것을 감사하지.
그렇다면 하나님께서 또 다른 원수인 타인을 사랑한다고 해서 하등 이상할 것이 없지않겠어?
만약에 그걸 거부한다면, 나를 향한 하나님의 사랑도 거절해야 마땅할거야.
- - - - - - - - - - - - - -
결국 우리같은 악인이 하나님께 사랑을 받았다면 다른 악인들도 하나님꼐 사랑받을 자격이 있다는 말입니다.
우리가 착각하는 것은 우리가 악인이었다는 것을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그리고 마치 원래부터 선한인간이었던 것 처럼 다른 사람들을 정죄하고 “왜 번개를 아끼시냐”고 하나님께 불평하는 것입니다.
참 우리 스스로 주제파악을 못하는 모습입니다.
저 역시도 세상의 악에 한 부분을 담당하고 있었고, 이 세상 악의 존재에 한 몫했다는 것을 잊어버릴 때가 많습니다.
유명했던 선교영화 “Mission”에서, 예수회 신부들이 선교개척한 과라니족 선교공동체를 스페인과 교황청, 그리고 포루투갈의 정치적 타협으로 인해 공격하게 되는데, 이로인해 공동체를 이끌던 두 예수회 신부와 과라니족이 멸절하게 됩니다.
그들이 아름다운 신앙 공동체임을 알면서도 교황청에 무릎을 꿇고 공격승인을 내린 알타미라노 주교는 자신의 신앙양심과 죄책감으로 인해 번민을 합니다.
그는 영화에서 관련자들이 그것은 어쩔 수 없었던 일이며 원래 세상은 그런 거라고 말하며 알타미라노 주교에게 위안을 주려고 하지만, 그는 회한의 후회를 하며 세상을 악하게 만든 것은 바로 자신이라는 고백을 합니다.
우리도 거룩한척 하지만 그와 같은 죄인이며 세상의 악에 일조한 죄인들입니다.
죄인을 사랑하신다고 하는 하나님께 우리는 불평할 수 없습니다.
우리가 회심하고 하나님께 돌아온 것은 하나님이 우리에게 번개를 아끼셨기 때문입니다.
세상의 악인들에게 하나님이 번개를 아끼시는 것도 똑같은 이치 때문입니다.
물론 하나님께서 심판 때에는 번개를 아낌없이 던지실 것을 압니다.
그러나 지금은 심판의 때가 아니라 회개의 때요 회심의 때입니다.
책을 읽으며 저 스스로 주체파악을 단단히 하게 되었습니다.
“악인인 너를 내가 사랑했으니 다른 악인들도 내가 사랑하리라”하는 하나님의 음성이 귀에 쨍쨍히 들려오는 것 같습니다.
(박광신 집사)
Add comment
Commen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