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교회 성도들의 신앙 수준>
(사도행전 12:5)
“이에 베드로는 옥에 갇혔고 교회는 그를 위하여 간절히 하나님께 기도하더라”
(사도행전 12:12-16)
“깨닫고 마가라 하는 요한의 어머니 마리아의 집에 가니 여러 사람이 거기에 모여 기도하고 있더라. 베드로가 대문을 두드린대 로데라 하는 여자 아이가 영접하러 나왔다가 베드로의 음성인 줄 알고 기뻐하여 문을 미처 열지 못하고 달려 들어가 말하되 베드로가 대문 밖에 섰더라 하니 그들이 말하되 네가 미쳤다 하나 여자 아이는 힘써 말하되 참말이라 하니 그들이 말하되 그러면 그의 천사라 하더라”
이 이야기는 헤롯이 요한의 형제 야고보를 칼로 죽이고 베드로를 잡아갔을 때, 천사의 도움으로 옥에서 탈출한 뒤, 성도들이 모여있던 마가 요한의 집으로 갔을 때 벌어진 일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이 말씀을 보면, 기도하던 사람들은 베드로가 풀려났다는 사실을 전혀 믿지 않았음을 알 수 있습니다. 로데라는 여자 아이가 베드로가 왔다고 전하자 그들은 여자 아이가 미쳤거나 문두드리는 존재는 베드로가 아니라 천사라고 생각했습니다. 얼마나 베드로가 풀려나는 것을 전혀 기대하지 않았는지를 단적으로 말해주는 구절입니다.
이 이야기는 가끔 베드로가 풀려나기를 간절히 기도했음에도 정작 베드로가 풀려났을 때 그것을 믿지 않았던 ‘믿음없이 기도’한 초대교회 성도들의 낮은 수준의 믿음을 가리키는 이야기로 설교에 등장합니다.
그런데 곰곰히 생각해보면, 과연 그 성도들이 베드로가 풀려나기를 간절히 기도했을까하는 의문이 듭니다.
베드로가 풀려나기를 간절히 기도했다면, 베드로가 왔다고 했을 때 기도가 응답되었다고 “할렐루야”를 외칠 일이지 여자 아이가 미쳤다거나 천사라고 주장할리가 없어 보입니다.
이 문제에 대해 참고가 될 내용은 사도행전 4장에 있는 것 같습니다.
예루살렘 성전 미문에 앉아있던 나면서 못 걷게 된 이를 베드로가 예수님의 이름으로 고친 후, 백성에게 복음을 전파할 때 대제사장 안나스와 가야바와 요한과 알렉산더와 및 대제사장의 문중이 다 모여 베드로와 요한을 잡아 세우고 위협합니다.
그 때 베드로가 성령이 충만하여 “우리는 보고 들은 것을 말하지 아니할 수 없다”라고 담대하게 말을 합니다.
그리고 그들로 부터 풀려난 뒤, 베드로와 사도들이 성도들에게 이러한 상황을 설명하자 성도들이 매우 중요한 기도를 합니다. 요한복음 4:29-30절에 성도들은 이렇게 기도합니다.
“주여 이제도 그들의 위협함을 굽어보시옵고 또 종들로 하여금 담대히 하나님의 말씀을 전하게 하여 주시오며 손을 내밀어 병을 낫게 하시옵고 표적과 기사가 거룩한 종 예수의 이름으로 이루어지게 하옵소서 하더라“
저는 이 기도가 매우 중요한 실마리라고 생각됩니다.
성도들은 제사장과 바리새인들의 위협을 막아달라고, 피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지 않습니다.
오히려 그러한 위협 속에서도 담대하게 복음을 전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표적과 기사를 통해 힘있게 복음을 전하게 해달라고 기도합니다.
즉 그들은 위협을 당하더라도 신앙을 지키며 복음을 전하는 자들이 되게 해달라고 기도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것은 위협을 당하고 해를 당할 수 있더라도 담대히 복음를 전하게 해달라는 깊은 믿음의 기도가 아닐 수 없습니다.
이 성도들의 기도의 방향을 보면 베드로가 옥에 잡혀갔을 때 과연 베드로가 풀려나게 해달라고 기도한 것일까 의문이 듭니다.
사도행전 4장의 그들의 기도를 보면 베드로가 이제 그동안의 위협 속에 복음을 전했으나 마침내 잡혀갔고, 어쩌면 야고보가 죽임을 다한 것 처럼 베드로도 죽임을 당할지 모른다는 생각을 하고 있었을 것 같습니다.
그렇다면 성도들은 베드로가 풀려나게 해달라는 기도보다는, 비통한 심정으로 순교를 당할지언정 베드로가 무너지지 않고 믿음으로 그 상황을 이겨나가게 해달라는 기도를 했을 가능성이 더 높아 보입니다.
여자 아이 로데가 베드로가 왔다고 했을 때 애가 미쳤거나 문두드리는 존재는 베드로가 아니라 천사라고 말한 상황은 그들은 베드로가 풀려난다는 것은 상상도 할 수 없었고, 거의 베드로가 순교할 것이라고 예상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그렇다면 초대교회의 성도들의 믿음의 수준은 ‘믿지 못하며’ 기도하는 수준의 성도들이 아니라 순교를 당할지언정 복음전파를 하겠다는 너무도 고결한 수준의 믿음이 아닐 수 없습니다.
이 해석이 맞다면 우리는 초대교회의 성도들의, ‘순교를 각오한 신앙’을 본 받아야 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는 초대교회의 성도들이 비록 신학적으로, 교리적으로 정리가 잘 안되어 있었을지는 모르지만 하나님 앞에서 정말 부끄러움이 없는 참 믿음을 지녔다고 생각하고 싶습니다.
“초대교회로 돌아가자”는 현대교회의 슬로건은, 그들의 믿음의 수준으로 돌아가자는 슬로건으로 받아들여야 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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