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기 3:15-16)
“이스라엘 자손이 여호와께 부르짖으매 여호와께서 그들을 위하여 한 구원자를 세우셨으니 그는 곧 베냐민 사람 게라의 아들 왼손잡이 에훗이라 이스라엘 자손이 그를 통하여 모압 왕 에글론에게 공물을 바칠 때에 에훗이 길이가 한 규빗 되는 좌우에 날선 칼을 만들어 그의 오른쪽 허벅지 옷 속에 차고”
이스라엘이 모압에 굴복하여 18년 동안 모압왕 에글론에게 박해를 당하면서 살았습니다. 마치 일제36년 치하에서 굴욕을 당하면서 살았던 우리나라의 모습과 유사합니다.
이 때 벤야민 사람 게라의 아들인 왼손잡이 에훗이 모압왕 에글론을 암살에 성공함으로 인해이스라엘을 모압으로 부터 구해냅니다.
에훗이 우리 성경에는 왼손잡이라고 표현되어 있으나 히브리어 원문에는 ‘왼손잡이’라는 표현은 없고 ‘오른손이 닫힌(제한된) 사람’으로 되어 있습니다.
아직 에훗을 그냥 왼손잡이라고 보는 사람들이 많지만 에훗이 오른손에 장애를 가졌거나 불구여서 어쩔 수 없이 왼손을 사용하였다고 하는 해석이 점차 힘을 얻고 있다고 합니다.
만약 에훗이 오른손이 장애를 가졌다면 그는 왼손만 제대로 사용할 수 있는 장애인이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사사기 3:15-30절 까지의 이야기는 이런 에훗이 모압왕 에글론에게 접근하여 암살을 성공함으로써 이스라엘의 독립을 가져왔다고 기록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몇가지 의문이 일어납니다.
- 어떻게 에훗은 모압왕 에글론에게 가까이 접근할 수 있었을까?
- 어떻게 에훗은 한 규빗이나 되는 칼을 숨기고도 발각되지 않았을까?
- 어떻게 에훗은 단 칼에 모압왕 에글론을 꿰뚫었을까?
- 어떻게 모압 왕은 신하과 경호원도 없이 에훗과 독대할 생각을 했을까? 등등 입니다.
이 이야기를 면밀히 검토해보면 이에대한 합리적인 추론을 할 수 있습니다.
우선 에훗은 왼팔만 쓸 수 있는 사람임에도 모압왕 에글론을 단 칼에 꿰뚫었다는 것은 그의 칼솜씨가 보통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검객이라도 한 칼에 상대방을 꿰뚫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그만한 힘과 스피드를 칼에 실어야 가능한 일입니다.
이것은 에훗이 평소에 왼손으로 무수히 많은 수련을 통해 검을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는 높은 수준의 검의 고수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아마도 모압왕의 암살을 목표로 그는 피나는 훈련을 하며 준비를 했던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그만큼 그는 노력형 인물이었던 것 같습니다.
에훗은 공물을 바치는 책임자로 모압왕 앞에 섰는데, 아마도 이 일은 여러차례 걸쳐 에훗이 맡아왔던 것 같습니다.
그것은 모압왕과 모압의 신하들과 친분을 쌓을 수 있는 기회를 주었을 것입니다.
그리고 추정할 수 있는 것은 그들에게 매우 나약한 모습을 보였거나 인간적으로 무시당할만한 수준의 인간임을 자처하며 에훗에게 별 위험성을 느끼지지 못하도록 만들었다는 것입니다.
그가 오른 팔을 쓰지 못하는 장애인의 모습이었기에 그것은 아마 더 용이했을 수 있습니다.
장애인으로 연약하고 비굴한 모습으로 늘 그들을 대했다면 그들은 에훗에게 별다른 위험성을 느끼지 못했을 것입니다.
대개 왕에게 접근한다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철저히 몸을 검색하고 나서도 경호원이 반드시 왕을 지키는 상황에서 일정한 거리를 두고 대면하는 것이 일반적인 상황입니다.
그러나 평소에 친분을 쌓으며 그에게 아무런 위험성을 느끼지 못하도록 만든 그 동안의 에훗의 작전이 매우 유효했던 것 같습니다.
그러므로 숨긴 칼조차 검색할 필요를 느끼지 못하고 그를 통과하도록 한 것이 아닌가 추정됩니다.
그렇기에 모압의 신하들도 에훗이 왕과 가까이 독대해도 전혀 위험이 없을 것이라고 생각하도록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평소에 에훗이 오랫동안 이 작전을 위해 공을 들여 위장작전을 펼쳤다는 것을 알 수 잇습니다.
이것은 다윗이 사울의 추적을 피해 블레셋 가드 왕 아기스에게 몸을 의뢰했다가 오히려 위험을 느끼고 침을 흘리면서 미친척하여 그 위기를 벗어난 이야기를 떠올리게 합니다.
다윗의 위장전술 처럼 에훗도 유사한 위장전술을 사용한 것이라 할 수 있습니다.
에훗은 일단 모압 왕에게 조공을 바치고 돌아가는 길에 길갈에서 수행원들을 모두 보내고 다시 모압으로 되돌아 갑니다.
아마도 모압왕과 신하들은 되돌아 온 에훗이 의아했을 것입니다.
그 때 에훗은 “왕이여 내가 은밀한 일을 왕에게 아뢰려 하나이다”라고 말합니다.
이 말은 에훗의 자신의 수행원도 들어서는 안되기에 그들을 보내고 자신만 되돌아 왔다는 것을 뜻합니다.
그렇다면 그것은 이스라엘에게 해가 될지는 몰라도 모압 왕에게는 득이 될 일이라는 암시가들어있습니다. 그것은 에훗이 이스라엘을 배신하더라도 자기는 모압을 위하는 사람이라는 것을 나타내는 행동이라고 볼 수 있기 있습니다.
모압 왕과 신하들은 아마도 평소의 에훗의 행동을 통해 그가 친일파와 같은, 모압에 아첨하는 사람으로 인식했을 것입니다.
그렇다면 자기들 편이고, 외적으로 장애를 가진 연약한 자로 전혀 위험성도 없으며, 평소에 잘 아는 인물이라는 점이 그에 대한 경계를 완전히 풀게 만들었고, 그래서 몸수색은 커녕 왕에게 가까이 독대할 수 있게 만든 것이 아닌가 보입니다.
더군다나 모압의 신하들도 들어서는 곤란한 뭔가 은밀한 것을 왕에게 보고하겠다는 것에 대해 모압 왕 에글론은 어떤 큰 기대를 가지고 그를 홀로 자신이 쉬는 시원한 다락방으로 불어들인 것으로 보입니다.
이런 상황들을 종합해보면 에훗은 매우 철저한 노력파의 사람이면서도 치밀한 작전에 능하고 그것을 직접 실행할 만큼 용감한 사람이기도 한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암살에 성공한 에훗은 27절에 이스라엘 사람들을 동원하여 모압을 공격하여 큰 승리를 얻습니다. 이것은 에훗이 단순한 암살자가 아니라 이스라엘 백성들이 따르는 리더십을 가진 지도자였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다음과 같은 에훗의 면모를 보여줍니다.
- 철저한 훈련과 노력
- 치밀한 작전
- 과감한 행동
- 마지막 승리 계획(리더십)
사사기를 읽을 때 크게 주의하지 않고 지나갔던 사사기 3장의 에훗이라는 인물이 생각할 수록 보통 인물이 아니었다는 것을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합니다.
지혜로우신 하나님께서 그를 사사로 세우신 것이 다 그의 이런 면모를 아시고 행하신 것 아닌가 생각됩니다.
“외팔이 검객 에훗”, 영화로 만들어도 꽤 근사한 영화가 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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