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무엘상 12:17-20)

“오늘은 밀 베는 때가 아니냐 내가 여호와께 아뢰리니 여호와께서 우레와 비를 보내사 너희가 왕을 구한 일 곧 여호와의 목전에서 범한 죄악이 큼을 너희에게 밝히 알게 하시리라.

이에 사무엘이 여호와께 아뢰매 여호와께서 그 날에 우레와 비를 보내시니 모든 백성이 여호와와 사무엘을 크게 두려워하니라.

모든 백성이 사무엘에게 이르되 당신의 종들을 위하여 당신의 하나님 여호와께 기도하여 우리가 죽지 않게 하소서 우리가 우리의 모든 죄에 왕을 구하는 악을 더하였나이다.

사무엘이 백성에게 이르되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가 과연 이 모든 악을 행하였으나 여호와를 따르는 데에서 돌아서지 말고 오직 너희의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섬기라”

 

 

사사들을 통해 하나님의 지키심과 인도하심을 받아왔던 이스라엘 백성들은 눈에 보이지 않는 하나님보다 눈에 보이는 인간 왕을 더 원하였습니다.

그것은 대놓고 우상에게 절하는 우상숭배는 아니지만 인간 왕을 하나님 처럼 여기고 의지하려는 우상숭배와 같은 죄가 아닐 수 없었습니다.

왕을 세웠을 때에 일어날 수 있는 문제들을 알려주셨음에도 불구하고 왕을 고집하는 이스라엘 백성들에게 하나님은 왕을 허락하시고 사울을 왕으로 세우십니다.

불안 불안 하지만 그나마 왕으로 세울만한 인간으로 사울을 택해 왕으로 세우십니다.

그리고 사울이 암몬사람들의 공격을 훌륭히 무찌르고 승리하자 이스라엘 백성들은 자신들의 선택이 옳았다고 여기고 기고만장하며 기뻐합니다.

 

그러나 사무엘은 백성을 모아놓고 “너희가 왕을 구한 일 곧 여호와의 목전에서 범한 죄악이 큼을 너희에게 밝히 알게 하시리라”(12:17)라고 왕을 구한 것이 죄라고 명백하게 선언하자 하늘에서 우레와 비가 강하게 쏟아집니다.

그 때에서야 백성들은 죽을 것 같은 공포 속에서 사무엘에게 우리가 죄를 지었으니 살려달라고 부르짖습니다.

눈에 보이는 강력한 우레와 비를 보고서 비로서 그들은 하나님을 실감한 것입니다.

 

예전에 뉴스를 보다가 교통사고 현장에서 중상을 입은 한 중년의 남자가 들것에 실려 급하게 병원으로 후송되는 현장을 보게되었는데 실려가는 그 중년 남자가 울부짖으며 하는 소리가 기억에 남아 잊혀지지 않습니다.

“하나님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용서해 주세요.”

제가 듣기로는 반쯤 술에 취한 목소리였던 것 같습니다.

 

추측해 보건대 아마도 그는 크리스챤이었던 것 같습니다. 그런데 크리스챤의 모습으로 살지 않고 육적인 삶을 살고 있었던 것 아닌가 싶습니다.

그냥 그저 그런대로, 세상이 흘러가는대로 몸을 맡기고 살면서, 한 편으론 하나님이 계신 것 같아 켕기는 마음도 조금 있고, 그러나 실감하지 못하는 하나님 보다는 눈에 보이는 세상의 방식을 따르며 그럭저럭 살았던 것이 아닌가 추측이 됩니다. 아니면 더 큰 죄를 저지르고 있었을지도 모릅니다.

그런데 크게 교통사고를 당하자 비로서 하나님을 실감하게 되고, 그게 사실이든 아니든 12:17절의 하나님의 우레와 비처럼 교통사고를 받아들인 것 같습니다.

그러니 죽음의 공포 앞에서 비로서 “하나님 잘못했습니다. 용서해 주세요. 용서해 주세요.”라고 울부짖었던 것이 아닌가싶습니다.

 

때때로 저 역시 그와 같은 모습으로 사는 것은 아닌가 되돌아보곤 합니다.

솔직히 그렇게 살지 않았다고 부인할 수 없습니다.

그리고 그 사람 처럼 삶에 큰 고통이 생겼을 때 비로서 하나님 앞에 무릎을 꿇은 적이 없었다고 부인할 수 없습니다.

눈에 보이는 것이 중요하고 급하게 보이고 눈에 보이지 아니하시는 하나님은 그냥 멀게만 느껴지는 삶을 너무나 오래 살았음을 고백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모두 믿음이 없었기에 일어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무엘은 백성들에게 “두려워하지 말라 너희가 과연 이 모든 악을 행하였으나 여호와를 따르는 데에서 돌아서지 말고 오직 너희의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섬기라”고 권면합니다.

너희가 죄를 지었지만 그래도 하나님을 떠나지 말고 마음을 다하여 여호와를 섬기라고 진정어린 충고를 합니다.

비록 죄를 지었지만 그래도 하나님의 옷자락을 놓지말라는 애타는 충고입니다.

그러면 하나님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를 용서하시고 용납하시며 그의 크신 이름을 위해서라도 자기 백성을 버리지 아니하신다”는 참으로 은혜스러운 말을 합니다.

모든 것이 우리를 불쌍하게 보시는 하나님의 긍휼이 아닐 수 없습니다.

 

때때로 이스라엘 백성 같은 모습으로 되돌아 간 것은 아닌가 의심스러울 때 성경을 폅니다.

성경에서 하나님의 우레와 쏟아지는 비를 만납니다.

그리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너희를 용서하시고 용납하시며 너를 버리지 아니하신다는 하나님의 음성을 듣습니다.

 

매일 아침 읽는 성경은 하나님의 우레와 비인 동시에 제 손에 쥐어주시는 하나님의 옷자락입니다.

성경 말씀 없이 하나님을 실감하기란 불가능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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