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엘하 24:1)
“여호와께서 다시 이스라엘을 향하여 진노하사 그들을 치시려고 다윗을 격동시키사 가서 이스라엘과 유다의 인구를 조사하라 하신지라”
(역대상 21:5)
“사탄이 일어나 이스라엘을 대적하고 다윗을 충동하여 이스라엘을 계수하게 하니라”
사무엘하와 역대상에 같은 인구조사 사건을 기록한 이 구절들은 성경난제중에 난제로 꼽히고 있으며, 무신론자들이 성경이 무오하지 않다는 공격의 빌미로 가장 먼저 등장하는 구절이라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사무엘하에서는 다윗이 인구조사를 하도록 격동시킨 것은 하나님이라고 기록되어 있고, 역대상에는 사탄이 다윗을 충동했다고 나옵니다.
이 인구조사를 하도록 다윗으로 하여금 마음먹게 한 주체는 하나님일까요 아니면 사탄일까요?
이 인구조사로 말미암아 다윗왕과 이스라엘 백성들이 결국 함께 징계를 당하여, 사흘동안의 전염병으로 무려 7만명이라는이스라엘 백성들이 죽게 됩니다.
혹자는 실수는 다윗이 했는데 왜 이스라엘의 무고한 백성이 7만명이나 죽어야 하는 것이냐 하며 항변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의 발단은 이스라엘 백성들의 범죄 때문입니다.
사무엘하 24:1에 분명히 “여호와께서 다시 이스라엘을 향하여 진노하사 그들을 치시려고”라고 기록되어 있습니다.
이것은 이미 이스라엘 백성들이 하나님이 분노하실 일을 행하고 있었고, 이 상태를 다윗이 그냥 손 놓고 있었다는 뜻이 됩니다.
또한 인구조사를 생각하고 있던 다윗의 상태는 많은 성경학자들이 대부분 동의하듯이 다윗이 나라가 부강하여짐에 따라 교만하여졌고, 하나님보다는 강대한 군사력을 자체를 의지하고자 하는 마음을 가졌고 그 세력을 뽐내고 싶어하는 자랑의 마음을 가지고 있었던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것은 인구조사를 말리는 요압의 말(24:3)을 통해서 당시의 다윗의 마음의 상태를 추측할 수 있습니다.
그래서 하나님께서는 그러한 이스라엘과 다윗을 징계하여 정신을 차리게 하실 목적으로 이 인구조사라는 죄를 짓도록 만든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왜 인구조사가 죄가 되는지에 대해 궁금해집니다.
민수기 1장에서 하나님의 지시에 따라 가나안에 들어가기 직전에 인구조사를 시행한 적이 있습니다.
그리고 민수기 26장에는 두 번째 인구조사가 기록되어 있습니다.
그것은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의 명령을 어기고 이방여인들과 음행하며 이방신에게 절하는 우상숭배를 하다가 하나님의 징계로 2만4천명이 죽음을 당한 후 시행된 인구조사입니다.
두 번째 인구조사도 하나님의 명령으로 시행된 인구조사 입니다.
그런데 사무엘하와 역대상에 기록된 인구조사는 좀 다릅니다.
민수기에서의 인구조사와는 달리 사무엘하의 인구조사는 죄가 되었고 결국 큰 징계를 받게 됩니다.
하나님이 똑같이 지시하셨고, 더군다나 다윗을 격동시켜서 인구조사를 하도록 한 주체가 하나님인데 그것을 따랐다는 이유로 다시 다윗과 이스라엘 백성을 징계했다면 뭔가 이상합니다.
마치 하나님이 모순된 분인 것 처럼 여겨집니다.
하라고 할 때는 언제이고 또 했다고 벌을 주는 것은 무슨 일인가하는 의문이 듭니다.
역대상의 기록처럼 만약 사탄이 다윗을 부추겼다면 징계를 받는 것이 일면 이해가 될 수 도 있습니다.
인구조사를 시킨 존재는 하나님인가 사탄인가 하는 의문이 당연히 들 수 밖에 없습니다.
당시의 이스라엘 백성과 다읫의 상태를 정리해보면 다음과 같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 무엇인지는 기록되어 있지 않으나 이스라엘 백성이 하나님이 분노하실 정도로 큰 죄를 짓고 있었습니다. (아마도 민수기 26장 때 처럼 이방여인들과 음행하고 이방신들을 섬기는 일을 하지않았을까 싶습니다.)
- 또한 다윗도 그러한 문제를 해결하려는 의지가 없었습니다.
- 자기 권력에 도취되어 겸손히 하나님을 의지하기 보다는 자신의 군대의 강함을 의지하고자 했습니다.
- 자신의 군대의 강함을 자랑하려는 교만의 상태에 빠져있었습다.
(베드로전서 5:8)
“근신하라 깨어라 너희 대적 마귀가 우는 사자 같이 두루 다니며 삼킬 자를 찾나니 너희는 믿음을 굳게 하여 저를 대적하라”
베드로전서의 이 말씀은 사탄이 수시로 우리를 살피며 삼킬 자를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고 설명합니다.
지금 다윗의 상태를 보면 사탄의 공격을 받아도 맥을 추지 못할만한 상태에 있다고 볼 수 밖에 없습니다.
성령충만하고 굳건한 믿음의 상태를 지키고 있다면 사탄을 대적할 능력이 다윗에게 있고 사탄이 함부로 그런 다윗을 공격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그런데 당시의 다윗의 상태라면 사탄에게 삼키움을 당할 수 밖에 없는 상태였다고 할 수 있으며, 그런 다윗을 사탄이 그냥 놓아둘 리가 없습니다.
그리고 다윗이 그런 상태에서 인구조사를 하려는 것을 알고 그것을 부추킴으로서 다윗으로 하여금 인구조사를 기를쓰고 하게 만들었다고 볼 수 있습니다.
당연히 하나님께서는 이런 상황을 모두 보고 계셨습니다.
그런데 다윗이 사탄 앞에서 맥을 못추는 불신앙 상태인 것을 보시고 그냥 놔두기로 마음먹으셨다고 .생각할 수 있습니다.
마귀와 대적을 해야할 다윗이 마귀에게 맥을 못추는 불신앙의 상태에 있으니, 교훈을 주시기 위해 마귀에게 당하도록 내버려 두심으로 죄의 길로 가는 것을 간과하셨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래서 인구조사를 하도록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은 마귀이지만 그것을 용납하시고 그냥 내버려 주신 것은 하나님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즉 마귀는 1차 원인이고 하나님은 2차원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성경학자들은 히브리인들의 사고는 하나님이 허용하시는 일을 하나님이 행하시는 것으로 본다는 것입니다. 이것은 서양식 사고와 다른 히브리적 사고인데, 그 이유는 이들이 모든 일을 신 중심적인 일로 해석하기 때문에 그렇다는 것입니다.
또 히브리인들은 2차적인 원인을 밝힐 때에, 그것들과 1차적인 원인과의 적절한 관계를 설명하는데 별로 관심을 두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므로 이들의 사고방식에 의하면 사무엘하의 기록과 역대상의 기록이 모순이 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이에 따르면 역대상의 기록은 1차원인인 사탄을 주체로 기록한 것이고 사무엘하의 기록은 결국 모든 일이 하나님의 분노와 다윗의 범죄를 하나님 입장에서 기록한 것이며, 이 해석을 합리적인 해석으로 보는 것입니다.
사무엘하 24:1절을 새번역으로 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님께서 다시 이스라엘에게 진노하셔서, 백성을 치시려고, 다윗을 부추기셨다. "너는 이스라엘과 유다의 인구를 조사하여라."
이 말씀은 분노중에 계신 하나님이 어리석은 이스라엘 백성과 다윗을 보고 일갈하시는 것으로 여겨집니다.
범죄하는 이스라엘과 불신앙에 빠져 내심 인구조사를 생각하고 있는 다윗을 향해, “너의 백성은 나에게 죄를 짓고 있고 너는 교만하고 형편없는 믿음의 상태가 되어 사탄에게 휘둘리는 꼴이니, 그래, 네가 원대로 인구조사를 하고 싶으면 해라. 그 후에 내가 너의 죄를 묻고 너와 이스라엘을 징계 하리라”라고 호통치시는 것으로 보여집니다.
결국 사무엘하 24장과 역대상 21장의 기록은 모순이 아니라 당시의 상황을 더 구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해주는 상호보완적 기록이라고 하여야 할 것입니다.
이 기록을 통해 사탄은 우리가 성령충만함을 잃어버릴 때를 기다리며 호시탐탐 노리고 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다윗도 당했고 (한 번이 아니네요.) 솔로몬도 당했습니다.
하물며 우리는 어떻겠습니까?
성경과 기도로 성령충만을 잃어버리지 않도록 우리 모두 함께 힘을 내기를 바래봅니다.
※ 참고사항으로 역대상 21:5의 ‘사탄’은 우리가 생각하는 사탄이 아니라는 해석도 꽤 지지를 받는 것 같습니다.
원래 ‘사탄’의 본 문자적 뜻은 ‘대적자’, ‘원수’ 라는 의미입니다.
그래서 성경 여러 곳에 ‘사탄’이라는 단어가 쓰이는데 번역은 ‘대적자’로 되어 있습니다.
이 단어가 정관사가 붙어서 사용되면 우리가 생각하는 그 사탄이 되고 정관사 없이 사용되면 일반적인 뜻인 ‘대적자’가 됩니다.
역대기상 21장에서 사용된 ‘사탄’은 정관사 없이 기록되어 있어서 ‘대적자’라는 의미로 보아야 하고 그것은 이스라엘을 항상 괴롭히는 주변의 이방나라를 가르킨다는 것입니다.
그래서 이것을 염려한 다윗이 하나님을 의지하기보다 인간의 힘을 의지하려는 충동이 일어나 인구조사를 벌이게 된 것으로 해석하고 있습니다.
즉 주변나라의 위협이 직접적인 인구조사의 원인이라는 해석입니다.
이 해석 하에서 요압에게 몹시 재촉하며 인구조사를 밀어부친 다윗의 모습을 보면 하나님이 계시는대도 불구하고 겁먹은 불신앙적인 다윗의 모습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이 해석을 따르더라도 그 배경에 이스라엘의 범죄와 다윗의 불신앙이 여전히 있었다는 것을 부인할 수는 없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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